피그마에는 매년 April Fun Week라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이 작은 친구는 이번에 새로 출시된 기능, FigPal이다. 마우스 커서를 졸졸 따라다니고 커스텀이 가능하다는 것 외에 별다른 목표는 없다.
하지만 커스텀 기능이 식상하지 않고 개발적으로도 화려하다.
FigPal의 카테고리, 오브젝트, 색상, 악세서리를 고를 수 있다.
놀랐던 점은 음식 카테고리 - 과일 오브젝트를 고르면, 색상에 따라 과일의 종류가 바뀌는 것이다.
식빵을 골라도 검은색을 선택하면 탄 식빵이 되는… 자칫 흔하고 식상할 수 있는 커스텀 기능에 숨은 재미 요소들이 오브젝트 마다 존재하는 게 재밌다. (하던 일을 멈추고 하나씩 골라보게 된다…는 부작용이)
물론평소에 혼자 작업할 때는 툴바에 주차해두고, 커서 쫓아다니며 협업이나 회의할 때는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웃기는 점은 이 홍보 영상의 네러티브인데, 어린이 장난감 광고같은 톤 앤 매너로 진행되다가, FigPal을 외치는 어른들의 눈빛에 은은한 광기가 차오른다. 나중에는 대놓고 “FigPal이 이렇게 귀여운데 무시할거야?? 너 그렇게 매정한 유저야??”라고 물어보는 것 같았다.
They’ll love you forever,
Just don’t be a neglectful user!
마우스 커서를 따라오는 귀여운 아이가 집착을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사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나도 매정한 유저…?)
이를 보면서 떠오른, 훨씬 전부터 사용자한테 집착하는 캐릭터성으로 유명해진 브랜드가 있다.
듀오링고다. 듀오링고는 유저의 동기부여를 넘어 거의 앱 사용을 협박하는 수준으로 Z세대의 감성을 완벽하게 이해한 마케팅으로도 유명하다. 듀오의 집착은 위젯이나 푸시알림, SNS까지 점령해 집착을 한다. 확실한 목적이 있는데, 언어 공부를 시키는 것. Streak을 이어가는 것이다.
어느 집단에서 그렇듯 디자이너 풀에도 세대 교체가 일어난다.
FigPal은 아무런 목적이나 목표가 없고 귀여움에 집중한 기능, Extra하다는 점에서 Z세대 주니어 디자이너들의 취향을 저격한게 아닐까? (물론 귀여운 것을 좋아하는 본성은 세대를 초월한다.)
April Fun Week같은 기간제 이벤트가, 피그마같은 크리에이티브 툴에 도입된다는 점이 변화를 보여주는 것 같다. 툴은 더 이상 도구, 기능적인 역할만을 수행하지 않는다. 특히 하루의 대부분을 툴이라는 공간 안에서 보내는 디자이너들에게 툴은 창의적인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라는 이름에 걸맞게, 계속 변화하고, 재밌어져야 함이 당연하다.
피그마를 사용하는 창의적인 유저들이 좋아할 수 밖에 없는 기능이다. 매년 April Fun Week를 기대하게 만들면서 제품에 대한 로열티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써도 타겟팅을 굉장히 잘한 것 같다.
무엇보다 이 기능을 만든 피그마의 디자이너들과 개발자들이 제법 재밌는 시간을 보냈을 것으로 생각된다.
Isn’t that what its all about?
추가)
Detatch Instance했다고 충격받은 이모지가 날리는 효과까지… 너무 재밌다.